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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획] 갈 곳 없는 ‘뉴욕 평화의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이 뉴욕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7년 건립돼 6년 넘게 자리를 지켰지만,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MOKAH)의 한인회관 리스 재계약이 불발되자 지난해 뉴욕한인회관에서 철거됐고 2년째 뉴저지주에 있는 한 창고에 보관 중이다.   ◆뉴욕 소녀상 수난사…한인회관 퇴출 후 플러싱 설치 시도했지만 실패= 2017년 10월, 맨해튼 뉴욕한인회관 내 한인이민사박물관(MOKAH)에 마련된 소녀상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존재였다. 각종 이벤트에 참석한 타민족도 소녀상에 관심을 갖고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러나 뉴욕한인회관 내에 자리잡았던 한인이민사박물관과 한인회의 리스 재계약이 지난해 불발됐고, 소녀상 설치 면적만 리스를 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했지만 결국 계약은 성사되지 못해 소녀상은 철거됐다.   지난해에는 퀸즈 플러싱 레너드스퀘어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은 퀸즈공립도서관 앞에 소녀상을 세워 노출을 늘리고, 타민족에게도 알리자는 취지였다. 소녀상을 보관 중인 이민사박물관은 샌드라 황(민주·20선거구) 뉴욕시의원을 비롯해 론 김(민주·40선거구) 뉴욕주하원의원 등으로부터 공감대를 끌어냈다.   그러나 플러싱을 관할하는 커뮤니티보드(CB7)에는 안건 상정도 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 사이에서도 소녀상에 대한 의견이 갈린 것이 주된 배경이었다. CB7은 커뮤니티 내 찬반이 너무 갈리거나, 혼란을 만드는 이슈는 통상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는다. CB7을 통과하면 시의원, 퀸즈보로장 승인도 얻어내기 쉽지만 결국 한인 사이에서 소녀상에 대한 의견 격차가 심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꼭 기억할 역사’ VS ‘불필요한 분쟁 조장’= 아픈 역사를 기억한다는 순수한 의미의 소녀상이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한인 사이에서도 소녀상에 대한 의견이 양분됐다.   김민선 한인이민사박물관장은 “과거 한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외 거점도시와 협업해 전세계에 소녀상을 설치했지만, 정권에 따라 관리가 소홀할 때는 거의 버려져 있다”며 “독일이나 미국 다른 도시에서는 일본의 꾸준한 방해와 로비로 소녀상이 철거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테렌스 박 아시안아메리칸유권자연맹 대표(CB7 위원)는 “역사는 짚어가는 것이고, 피해갈 수 없다”며 “팩트를 바탕으로 깨닫고, 뉘우치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소녀상 설치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과 분쟁을 불필요하게 조장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장(CB7 위원)은 “한인들이 과거에만 매달리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논쟁이 큰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오히려 3·1절 정신을 살려 ‘현대판 유관순’이 되려면 한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긍정적인 논의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1절 기획 위안부 소녀상 뉴욕 소녀상 맨해튼 뉴욕한인회관 소녀상 설치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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